가을맞이#8
KENWOOD
경상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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9,686
2006.10.18 09:51
이 가을에 띄우는 편지 -정성수-
그대, 잠못 이뤄 서성이는 가을밤에는 댓돌 아래 귀뚜리의 노랫소리 들으시라. 이제 달궈진 여름밤도 식어 버리고 저물어 가는 소돔의 도시에는 그대의 잃어버린 한 쪽 귀걸이 같은 초승달 하나 하늘 한 귀퉁이에 걸리어 있다. 천지간에 낙엽으로 내리는 핏기 잃은 달빛이 잠의 뿌리까지 흔들 때 온몸을 태워 노래하는 영혼의 순례자, 귀뚜리여. 떠나거라. 이 가을이 가면 겨울이 얼어붙은 방울을 울리면서 그대의 시린 마음을 칼바람으로 난도질하기 전에 한바탕 목청을 뽑아 놓고서. 그대, 불면의 창가에서 고독을 깨물어도 지상의 축제는 서럽도록 끝났느니.
'이밤사 귀또리도 지새우는 三更인데
얇은 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'
귀또리....^^;;
어~머 한미소 소화력 알믄서... ^^;;
귀뚜리..한테 재갈물려~ 시끄러워서 잠을 못자겠잖노~~~
귀뚜리여. 떠나거라.~~